뮤지컬 데스노트 후기

혼자 뮤지컬을 보러 가는 건 처음이라서 두근두근했다.

일부러 1시간 정도 일찍 가서 티켓 교환하고 사진도 찍고 하려고 했는데, 지난 프랑켄때보다 훨씬 덜 붐비고 딱히 기다릴 것도 없었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붕 떠버림 ㅠㅠ 그래도 무사히 티켓 교환 하구, 사진 찍을 거 찍고 다니다가 30분 전 쯤 빠르게 입장했다. 

공연장 안에 들어가서 오글 초점도 맞추고, 미리 데스노트 노스포일러 후기 영상 찾아 보면서 어떤 부분을 유심히 봐야 할지 열심히 예습했음ㅎㅎㅎ 등장 인물 이름도 미리 외우고! 아 서양 쪽 이름 너무 외우기 힘들었는데 이번엔 이름 외우기 쉬워서 좋았다..... 그리고 1층 맨 끝 열 20열 15번 좌석이라서 중블이긴 한데 맨 끝 열이라 걱정도 했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자리가 너무 좋았다. 내가 시력이 좋아서 배우님들 표정도 자세히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보이고, 무대가 전체적으로 다 들어오고. 암튼 굉장히 좋았음. 음향은 내가 알못이라 모르겠지만 난 그냥 감탄하면서 봄ㅇㅇㅇ

첫 넘버가 시작되고,,, 프랑켄때랑 비슷하게 뭔가 웅장하고 개쩌는데 뭔가 잠이 오는 그런 상탴ㅋㅋㅋㅋ 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뭔가 뮤지컬 볼 때 현실과의 이질감 때문인지 뭔가 졸리고 멍해지는 그런 너낌... 첫 넘버부터 연출 미쳤음. 무대 3면에 다 미디어 아트 마냥 LED 깔아놓고 활용하는데 .... 미쳤음... 사실 이거 미리 후기 영상 안봤으면 걍 빔 쏘는 줄 알았을 거야.. 근데 진짜 무슨 배경이 쓕 쓕 움직이고 그에 맞게 인물들이랑 소품들이 움직이는데.. 와... 뭐랄까 하나의 만화를 눈 앞에서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연출이 진짜 대박이었음.. 데스노트 답게 첫 넘버에서는 정의에 대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이랑 선생님이 막 뭐라뭐라 하는 장면이었다. 이 때까지는 눈 끔뻑거리면서 봄

아마 다음 넘버가 불쌍한 인간인가? 류크랑 렘이랑 일단 분장에서 압도당함 아니 어케 그렇게 분장을 하지? 내가 본건 장은아 렘이랑 서경수 류크였는데 일단 장은아 진짜 그냥 렘 역할을 하는 장은아가 아니라 렘 그 자체였음 진짜 놀라운 연기와 표현력 진짜 미침... 서경수도 노래 개 잘하고 성량 미쳤고 너무 잘 어울리는데 특히 장난스러운 부분 되게 잘 살려서 중간중간 너무 재밌었음ㅋㅋㅋㅋ 관객들도 웃고 암튼 둘이 같이 넘버하고 대충 인간들 불쌍하다/재미없다 뭐 이러면서 류크가 데스노트 떨어뜨리면서 넘어감.

그 이후로는 라이토가 데스노트 주우면서 류크랑 만나고 데스노트에 범죄자 이름써서 사람 죽이고.. 머쩌구... 하면서 상황이 엄청 급박하게 계속 진행된다. 그래서 여기서 맨날 듣기만 하던 '데스노트' 넘버 영접 ㅠㅠ ㅠㅠ

아니 홍광호 배우님 교복입고 등장하시는데 나는 이름이랑 경력만 듣고 사실 되게 나이가 많아 보이실 줄 알았다 근데 너무 미소년 이미지에 잘생기셔서 개깜짝 놀람 .. .. .. 노래도 진짜 그냥 충아센 천장 날아갈 정도로 잘하시고 걍 개쩖 김성철 보러 갔다가 홍광호배우님한테 감탄한...... 물론 김성철도 ㄹㅇ 개쩔었음 암튼 근데 홍광호는 홍광호다.... 어케 저런 성량이 나올 수 있는지 아직도 의문이고.... 하 지금 넘버 계속 다시 듣는데 그 전율은 다시 느끼지 못해ㅠㅠㅠㅠㅠㅠ 

라이토가 데스노트 불러주고 라이토 아버지가 선 넘으면 안된다며 노래 한 번 불러주고 ㅋㅋㅋㅋ 사실 나는 엘을 보러 간 거나 마찬가지라서 계속 엘 언제나와..!! 엘 ..!!! 하고 있었음..

근데 ㄹㅇ 엘 나오는데 후 하 후 하 ㅜ하 진짜 심장이 뛰었다......... 배우님 실물 영접 .................. 노래 잘하는 거 알고 있었지만, 유튜브같은걸로 듣는 거랑은 차원이 달랐다 왜 뮤지컬 배우인지 알 수 밖에 없던 .. .그저 감탄 뿐.... 연기도 그냥 아예 캐릭터에 몰입해서 하는게 보여서 진짜 걍 놀랐음...... 개쩐다.... 뮤배 덕질... 짜릿하다... 근데 내 지갑도 짜릿함 돈 없어서^^.. 암튼 엘 나오고 많이 안 지나서 인터미션이었던 거 같은데 인터미션도 심장이 진정을 못함 ; ; 진자 미쳤음 솔직히 무대 전체 봐야하는 씬에서도 나는 오글로 엘만 쫓고 있었다^^_^. 중간중간 사탕먹고 초콜릿 먹고 각종 달달한 거 계속 먹는데 와 맨날 이거 먹나 싶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른 배우 연기할 때 엘 보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연기 몰입해서 표정 시시각각 바뀌는데 진짜 또 보고 싶더라.... 

케이.... 나는 러블리즈 케이가 맞나 진짜 계속 쳐다봤음 노래 진짜 너무 잘하고 연기도 잘해서 아니 이게 진짜 럽리 케이라고??????? 걍 물음표 백만개 찍으면서 본 듯... 근데 진짜 럽리 케이 맞더라 놀라워.. 성량도 너무 좋고 목소리도 너무 좋고 안정적이어서 깜짝 놀랐어 그리고 피지컬 얼굴 착장 다 그냥 찰떡 아이돌 그자체임ㅇㅇ(당연하지 아이돌이었는데) 근데 럽리 시절 얼굴 많이 사라진 것 같애 나 못알아봄 ㅠ 암튼 미사 캐릭터에 너무 잘 녹아들었음

그리고 라이토 동생 역할 하셨던 류인아배우님? 진짜 너무 예쁘심 그리고 목소리 너무 청아... 맑음... 보는 내내 와 어케 사람이 저런 맑은 목소리를, 근데 약간 뮤지컬적 허용이랄까 목소리랑 연기 톤이 좀 많이 연극 톤이었달까 뭐랄까 암튼 그런게 있다.... 근데 이분도 잘함 아니 걍 다 잘 함......

1부에는 케이가 데스노트 주으면서 끝났다. 그리고 2부가 시작.

계속 경찰/엘/라이토 이렇게 구도로 보여주는데 이 때 무대를 너무 잘썼음. 연출을 선으로 이케 막 딱 분리해서 구도 만들고 또 그거 움직이면서 구도가 바뀌는데 감탄스러웠고... 이 많은 구성을 대체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감탄스러웠고.... 아 이거 돈 개많이 들만 하다 생각했음.. 그리고 이거의 정점은 내 생각엔 테니스씬이었다. 엘이랑 라이토랑 테니스치는데 무대 배경이 바뀌면서 자유자재로 구도 바뀌고 그러면서 테니스씬 보여주는데 진짜 눈앞에서 만화영화 보는 줄 알았어 연출 대박이야. 그리고 그렇게 테니스 치면서 노래 부르는 배우님들도 대박이었고 끝나고 땀흘리시는거 보면서 조금 안쓰러웠음..ㅠㅠ 이 장면이 정말 레전드여따.. 

아 그리고 열차씬도 미리 대박이라는 얘기를 듣고 봤는데, 대박이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 뛰어내렸고(?) 와 그냥 감탄함 기립박수 칠 뻔 

그리고 미사 묶여서 노래부르는 부분에서 케이 가창력에 감탄함

결말은.. 아예 모르고 가서 너무 충격적이었고......... 나는 그냥 마음이 쓰렸고...... 아아ㅏ아악 근데 맞는 결말 같긴 한데 ㅋㅋㅋㅋㅋㅋ 원작 결말대로 간 거 겠지 뭐 (원작 1도 모르는 자)

마지막에 설마설마 하면서 봤는데 설마가 진짜였다ㅠ ㅠ 그래도 홍광호 배우님 연기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함....... 다 끝나고 너무너무 아쉬워서 나가기가 싫었음..ㅠㅡㅠㅠㅡㅠㅡㅠㅡ

사실 내용 전개 상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음. 미사가 왜 그렇게까지 키라에게 목숨을 바쳐야 했으며 렘은 또 왜 미사에게 그러고 있는지, 엘과 라이토의 두뇌싸움이랬는데 생각보다 두뇌 써야 하는 추리를 많이 한 것 같지도 않구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음. 근데 연출이랑 캐스팅, 연기, 넘버랑 음향이 미쳐서 걍 이건 안보면 안 됨. 내용따위 다 용서가 가능한 부분. 내용이야 뭐 뮤지컬이니까 그렇지 근데 나머지 요소들이 정말 미쳤음 그 무대 연출.. 진자 설명해주고 싶은데 뭐라고 설명이 안되네 내 머릿속에서 안지워졌으면 ㅠㅠㅠㅠ 

아그리고 음악감독 김문정감독님이시더라 당나귀귀 방송 보고 진짜 약간 존경하고 팬이 되어 버렸는데, , 괜히 당나귀귀에서 봤던 그 연습 장면들과 오케스트라가 뒤에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얼마나 대단한건지 그런 장면들이 떠올라서 더 벅차올랐음.... 괜히 넘버 하나 끝날 때 마다 숨돌리고 계실 감독님이 상상되었달까ㅠㅠㅠㅠㅠㅠ 개멋있는 분이다 진짜 언제 쉬세요 안쉬시는 것 같은데 그러다 쓰러지시는 거 아니냐구요ㅠㅠㅠㅠ 하 근데 그래서 이렇게 완성도 높은 극이 된 거겠지 개쩔어...

지금 집 와서 데스노트 넘버 n 회차 돌리고 있는데 그 웅장함... 다시 느끼고 싶어.... 그리고 2022년 넘버는 공개가 안된건지 안될건지 하 넘버 음원이든 영상이든 내놔 제발 이대로 이걸 잊어버릴 수는 ㅓㅇㅄ어ㅠㅠㅠㅠㅠ 그나마 홍광호 넘버는 재연때 곡 있는데 김성철 엘 넘버좀 내놔줘 제발 ㅠㅠㅠㅠㅠ 뮤지컬 끝나면 올려주겠지..? 뮤지컬 영상도 올려주겠지..? 제발 올려줘.... 아 진짜 돈 다시 모아서 또 보고 싶다. 근데 티켓이 없죠? 하하하ㅏ하하 아 프랑켄도 재밌었지만 다시 돈내고 볼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건 돈 또 내고 내가 놓친 부분 다시 보고 싶어 하ㅏ아아아ㅏ아ㅏ 돈이 있어도 티켓이 없어서 못보러 가는 아이러니~_~... 

지난 번에도 그렇고 뮤지컬 볼 때 느끼는 건데, 뭔가 내 앞에서 배우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 느낌이 아니고 뭔가 이질 감이 든다. 그들의 세상을 내가 멀리서 지켜보는 느낌? 오히려 소극장 연극보다는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 배우들도 살아 숨쉬면서 내 앞에 서서 노래 부르는게 믿기지 않고 실감이 안난다. 다 뭔가 진짜 배우들이 내 눈 앞에서 저렇게 연기하고 있다는게 너무 안믿기고 안와닿음. 그리고 오케스트라도 이 아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게....... 뮤지컬 진자 너무 매력적인 공연 같음...  비싼 거 완전 이해함.. 근데 너무 비싸 ㅠ ㅠ 슬프다. 뮤지컬 많이 보러 다니다 보면 배우들이 좀 실감 날까.....

 

한줄 요약 : 또 보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