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4 <소댕이의 확실한 행복 = 소확행>

진짜 진짜 오랜만에 쓰는 일기다! 

최근에 댄스동아리도 붙고, 컴과 2반 반대표도 되고 하루하루 소소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뭐랄까 너무 일이 잘풀려서 더 불안하달까..? 

오늘은 금공강이기에 이 공강을 즐기겠어~! 하고 알람도 안맞추고 12시 가까이까지 쭉 잤다. 더 자고 싶었지만 김서영이 안오면 죽는다..(?)고 카톡이 와있길래 비몽사몽 깨서 밥부터 했다.

 

 

왜냐면 오늘은 4명이서 랜선 술자리를 하기로 했기 때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명이서 술 한 번 못 먹어봤다.. 이게 말이 되냐... 그래서 이번에 마시자! 했지만 사실상 나는 요리 브이로그 + 먹방이 되었다. 소주가 생각보다 먹고 싶지 않더라고..히히 그래서 소주 + 사이다한거 한 잔 마시고 관둠.. 곽현지는 소주를 무슨 물 먹듯 먹고 김서영은 사이다 마셨고 이으냥은 잤다...^^ 

 

 

 

 

여러분은 루피가 루피에게 루피가 만든 스콘을 먹이는 장면을 보고 있습니다..ㅎ 무튼 꿀잼이었다. 먹으면서 떠들다가 다 먹고 각자 설거지하고 와서 또 각자 할 일 하면서 떠들었다. 그리고 두 시 다 돼서 이으냥이 합류했다. 

 

 

진짜 별거 안했는데 재밌었닼ㅋㅋㅋㅋ 나는 6시까지 계속 깜짝 선물이 될 그림을 그렸고 그렇게 내 영혼을 갈아갈아 넣어 4시간 가까이 작업한 끝에 인생작이 태어났다. 오늘 밀린 강의 들으려고 했는데 사실 여기서부터 망함...ㅋㅋㅋㅋㅋ 그래도 결과가 만족스러우니 됐다. 무튼 이렇게 떠들다가 각자 저녁먹고 모이자고 하고 해산(근데 저녁먹고 아무도 안모인건 비밀)

 

 

그리고 오늘의 저녁은 바로바로 참치김치볶음밥이었다. 진짜 너무 잘 만든 것 같다 약간 팔아도 될 듯 진짜 너무 맛있었다ㅠㅠㅠㅠ물론 김치 때문에 도마에 설거지해도 빠지지 않는 물이 들었지만,,그래도 내일 저녁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당 행-복. 이제 나도!! 요리!! 잘 한다고!!!

 

 

 

진지하게 좀 예쁜 그릇 세트를 하나 살까봐 사진 찍어도 항상 뭔가 아쉬워ㅠㅠ 무튼 그래도 저 김치볶음밥 안에는 치즈가 있고 저 참치 전에는 내가 점심 때 열심히 다진 양파와 파와 당근이 들어가있다. 자취생 치고 이정도면 엄청나다 인정? 밥 다먹고 뭔가 답답했다 하긴 일주일 내내 집 밖을 나가지를 않았으니,, 그래서 그대로 앉기 싫어서 설거지를 후딱 끝내버리고 나갈까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집 앞에 있는 요거프레소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망고 음료수가 너무 먹고 싶었다.ㅎ

 

이어폰을 끼고 걸으면서 요거프레소 영업시간을 보니 10시까지길래 산책하다 들어가는 길에 사가기로 마음 먹었다.  집 앞에 딱 걷기 좋은 하천길이 있는데 꼭 한 번 산책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노래 들으면서 밤 산책! 솔직히 밤이라서 조금 무서웠는데 그래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나름 괜찮았다. 오히려 난 사람 없으면 노래 흥얼거리면서 신나게 걸으려고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아쉬울 뿐.. 

 

 

 

 

 

 

 

난 밤을 좋아하고, 걷는걸 좋아하고, 노래 듣는 걸 좋아하고, 하늘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고3 때 힘들 때마다 면학실에서 탈출해서 이어폰을 꽂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밤 하늘을 보면서, 별 구경하며 산책하는 것이 내 삶의 행복이었다. 정말 수능 직전에는 매일매일 저녁시간마다 혼자 산책했다. 처음에는 커플 투성이인 산책길을 친구하나 없이 나 혼자 걷는게 굉장히 청승맞고 처량해 보였는데 (애들이 귀찮다고 처음엔 같이 산책하더니 나중엔 나 혼자라도 하겠다하니까 안 나오더라 ㅡㅡ 나중되니까 혼자 걷는게 누구랑 같이 걷는 것보다 더 좋았다. 생각 정리도 되고 가만히 서서 별도 보고. 혼자인걸 끔찍하게 싫어하던 내가 혼밥도 하고 혼자 산책하는 걸 좋아하게 되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즐겁다는 걸 깨닫게 된 시점이 고3 인 것 같다. 

 

가끔은 운동장에 드러 누워서 별 구경도 하고, 트라 놀이터 뺑뺑이에 앉아서 별 구경하고. 그 때 호은이랑 외출갔다가 별 보고 들어오면서 나중엔 진짜 쏟아질 것처럼 많은 별이 있는 곳으로 여행가고 싶다고 했던게 생각난다. 그 날에도 별이 정말 너무너무 많아서 막 가슴이 벅차는 기분이었고 행복하고 기분이 되게 이상했는데, 그 때 호은이한테 지금 이 감정, 지금 이 장면이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는 사실이 너무 싫다고 했던 것도 기억난다. 아마 이 날의 기억은 티스토리에도 있을텐데... 그냥 고3, 너무 힘들던 그 때를 지나면서 별에 별 감흥도 없던 내가 이제는 별만 보면 눈을 떼지를 못하게 된 것 같다. 

 

그 때 산책하면서 자주 듣던게 colde노래랑 우효, 새벽공방, 샘킴, 치즈, 프롬 노래들 .. 더 있을 텐데 기억이 안난다. 사실 최근에는 오마이걸 노래가 플레이리스트에 늘어나서 노래 듣다보면 오마이걸 노래가 정말 많이 나오는데 아직도 가끔 저 노래들이 랜덤 재생되곤 한다. 오늘도 산책하다가 콜드의 와르르가 딱 나오는데 순간 뭔가 울컥했다.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는데 되게 .. 음 그랬다. 그 때 그 밤 공기와 내 감정이 다시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그냥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뭔가 모르게 아련하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굉장히 음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노래 들으면서 계속 걸었다. 엄청 많이 걸어서 내가 모르는 곳까지 갔는데, 이 길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보니 폰 배터리가.. 없었고ㅠㅠㅠㅠ 요거프레소가서 망고 음료수를 사먹겠다는 집념으로 그 자리에서 뒤돌아서 열심히 뛰다 걷다 하며 다시 되돌아왔다. 

 

요거프레소에 왔더니 배터리가 5퍼센트,, 주문하려고 삼성페이 키려니까 배터리가 없어서 안된대.. 결국 당황해서 말 엄청 더듬으면서 점원분한테 'ㅈ..저기..죄송한데..혹시..핸드폰 잠깐만 충전할 수 있..을까..오ㅗ..?' 이래서 충전기 앞에서 3분정도 서서 기다려야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하 배터리.. ㅠㅠㅠㅠ  그 3분이 어찌나 길던지,, 7퍼 되자마자 주문대로 다시 달려가서 주문하고 무사히 결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망고 요거트를 마시며 일기를 쓰고 있다. 사실 마시면서 전산수학 들으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겠다~~~ 근데 짱 맛있당 요거프레소.. 애용해야겠서.. 

 

 

아니 근데 진짜 산책로 너무 잘 돼있어ㅠㅠㅠ 감탄했다ㅠㅠㅠ 다음번엔 낮에 와서 자전거타고 밤에 산책해야겠당 걷는건 낮에 걷는 것보다 밤에 혼자 노래 들으면서 걷는게 최고야. 그나저나 별이 안보여서 너무 슬펐다..ㅠㅠㅠ 탕정은 진짜 별 잘보였는데.. 아무래도 서울이라 그런지 별은 많이 보여도 두 개..?? 약간 별이 그리워졌다. 

 

열아홉의 나, 그리고 친구들. 어쩌면 난 아직 그 시간에서 벗어나기 싫기도 한 것 같다. 삼성고에 너무 많은 추억이 있고, 정이 붙었고, 행복했고 많이 울기도 했기 때문일까. 내색은 안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했던 그 3년이 너무 그립다. 이제는 그 친구들을 시간이 날 때 보는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봐야 한다는게 조금은 씁쓸하다. 으아 벌써 그리우면 어쩌자는거지ㅠㅠㅠㅠㅠ 홈룸에서 부루마블 했던 것도, 오해 풀겠다고 C동 지하에서 애 앞에 앉혀두고 나혼자 엉엉 울면서 얘기했던 것도, 시험 망치고 재식쌤한테 달려가서 우니까 나 데리고 영어 글로벌라운지 데리고 들어가서 위로해주셨던 것도, 곽현지랑 김서영이랑 기숙사에서 연애 상담 해줬던 것도 아 이렇게 쓰다보니까 엄청 많네 생각난 김에 다 써볼까..?ㅋㅋㅌ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던짐>

 

 

무튼 굉장히 오랜만에 하늘도 보고 걷고 생각 정리도 했다. 괜찮은 하루였던 것 같다. 아 근데 진짜 이건 무슨 병인가 왜 요새 자꾸 옛날 사진 찾아보고 그러면서 혼자 추억 회상하고 있는거지ㅠㅠㅠ 이게 다 학교를 못가서 그래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