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4

오랜만이네

한동안, 사실은 아주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어쩌면 글을 쓸 여유가 없어서일수도 있고, 혹은 글이라는 도피처를 찾을 만큼 힘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사실 난 이 삶에 다 적응해서 행복한 하루를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몸 상태를 보면 마냥 그런 것 같지도 않다. 3학년 1학기 1회고사 기간엔 친구관계가 너무너무 힘들어서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매일 혼자 있는 시간이면 슬픈 생각과 복잡한 생각이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고, 난 그럴 때마다 유튜브에서 강의를 찾아 들었다. 이과임에도 불구하고 이지영 선생님께 많은 의지를 하며 살았던 것도 그 탓이다. 누군가의 말소리를 듣고싶지 않아서 이지영쌤 강의를 틀어놓고 이어폰을 끼고, 귀가 아플 정도로 소리를 최대한으로 틀어놓고 세상을 차단해버렸다. 점차 피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는데, 이젠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실 반쯤 미쳤을지도 모르지. 한참 힘들던 그 시기를 지나, 지금까지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고, 뭐 대입이 힘들다고 해도 내신 부담이 없다는 것은 거대한 짐 덩어리 한 열댓개가 사라진 기분이었다. 자소서, 힘들긴 하다. 쓰다 지쳐 눈물도 나고 아무리 써도 별로고. 스스로에게 화가 날 때 만큼 비참할 때가 없다. 누구 탓도 하지 못하고 나 자신이 싫어질 때, 내가 하는 행동, 내가 이룬 것들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고 깎아내리기만 할 때가 제일 위험한 상태이다.  오히려 남들이 나를 더 높게 평가해준다. 난 자존감이 정말 높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요즘 보면 아닌 것 같다. 나보고 자기소개서에 드러낼 수 있는게 많은데 그걸 다 못보여줘서 아쉽다고 했다. 근데 난 나의 어떤 점을 보여줘야할지 모르겠다. 자존감이 참 높다고 생각했는데, 난 누구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입을 앞두고 나니 그 모든 것들이 하찮아보였다. 사실 지금은 새벽3시이다. 그리고 오늘은 정기 귀가날이다. 오늘은 뭐랄까 그냥 엄청 우울했다. 첫 시작은 노래방 못가서 가 이유였는데, 그냥 기분이 안좋아졌다. 사소한 것이 다 서운했다. 난 요즘 숨이 안쉬어져서 죽을 맛이다. 수업시간까지도 숨이 안쉬어지다보니 자꾸 한숨이나 하품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너무 스트레스다.